지식뱅크 홈 > 일본 IT 취업 심층분석
제목 일본 사회의 특징
이름 오제이티코리아 조회수 17218
- 특징 1 -

일본은 19세기까지 즉 고대, 중세, 근대사회에 이르는 동안 주변 각 대륙, 반도, 섬들로부터 다양한 인종의 인간, 문물, 사상, 종교가 이르른 곳이다. 유럽이나 서아시아의 문명이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대륙, 한반도를 타고 들어왔고 근세에는 서양의 팽창주의에 따라 해양을 통해서도 다양한 문물이 전래되었다. 섬이라는 특성상 외부로 그들의 문물이 퍼져나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따분한 문명론이나 역사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일본이라는 섬나라가 다양한 문화의 종착지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 필요없이 그들은 이미 전해받은 것들을 단순화하고 더 세련되게 하는 것만으로 그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었다. 언어가 그랬다. 자모음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는 히라가나(가다카나)는, 분리형인 한글이나 알파벳보다 단순하고 발음하기 편하다. 복잡한 발음은 사라졌다. 반도체와 정밀기계와 같은 것들, 특히 소형화/미세화해야하는 것들은 직선과 같이 단순화의 원리가 없었더라면 실현불가능했을 것이다. 직선이나 직선으로 이루어진 것 만큼 효율적이며 조합이 쉬운 것은 없다. 인간 조직에 있어서도 단순화/균일화된 것은 그 크기에 상관없이 조합을 만들어내기가 쉽다. 효율성이란 단순화를 통해서 얻어진다. 한국은 자연미를 살리는 문화다. 집을 지어도 기둥이 다소 울퉁불퉁한 채로 둔다. 그러나 일본의 전통가옥의 기둥을 보면 곧은 것이 많다. 반듯하다. 비약일지 모르나 자연그대로 혹은 곡선의 문화를 소유한 한국은 역동성은 있으나 화합하기 어렵다. 울퉁불퉁한 물체를 조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본의 이 단순성이 일본문화의 첫째 특성이다. 건축물이나 논밭을 보더라도 가리런히 잘 정리되어 있다. 꾸불꾸불한 것은 없다. 직선적이다. 자연그대로의 형태보다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킨 재료, 건축물이 많다. 주의 깊게 동경거리를 거닐면서 주의깊게 살펴보면 곡선미를 살린 것을 찾기가 힘들다. 쿄토에 가서 옛 유적들을 살펴봐도 곡선미가 넘치는 것은 찾기가 힘들다. 나라시대의 건축물은 한국의 영향을 받아 약간 곡선적인 것이 나타나 있다.

이로부터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하나의 원리를 도출해내자면, 자기자신과 자기가 하는 일을 단순화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화 시키면 주위와 조화시키거나 팀의 일원으로서 일하기가 쉽다. 울퉁불퉁한 자기의 모습을 단순하게 알기 쉽게 만들라. 정직은 자신을 단순화 시키는 최고의 기술이다. 경력을 부풀리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 그런 울퉁불퉁한 것은 수용되지 못한다. 자신을 세련되게 만들라. 직선은 잘세 잘라도 직선인 것처럼, 자신을 단순화 시킨 사람은 겸손의 미덕을 알고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다. 그러면 다른 어떤 것과도 조화시키기 쉬워진다. 늦은 봄에 시작되는 각 지역의 마쯔리를 보라. 상당히 단순하다. 단순하기 때문에 누구나 똑 같은 몸짓을 하며 행렬 속에서 춤을 추고 리듬을 맞추면서 화합한다. 마쯔리는 종교의식이라기 보다는 마을의 화합을 위한 축제이다.


- 특징 2 -

두번째 특성은 다양성이다. 한자의 발음을 보더라도 하나의 한자나 낱말의 발음이 여러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를 통해서 들어온 한자의 발음과 중국 본토에서 직접 전해진 발음이 상존한다. 인종도 다양하다. 피부색이 흰 러시아계, 검은 동남아시아계, 한반도나 중국에서 건너간 황인종, 태평양 폴리네시아에서 배를 타고 들어온 폴리네시아인종, 홋카이도에 주로살았던 키작은 아이누족, 생김새가 전혀다른 오키나와 인종...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실제로 동경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전차안에서 유심히 살펴보면 다양성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그러니 단일민족이라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며 일본의 다양성을 부정하는 말이다. 이점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일본만큼은 다양하지 않을 지라도 순수한국혈통이란 것은 어설픈 민족주의의 우스운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종교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이 다양성은 쉽게 알 수 있다. 흔히 일본사람들은 태어날때는 신사에 가고 결혼은 교회에서 하며 죽을 때는 절에서 장례식을 한다는 우스게 소리가 있다. 교토에 가면 힌두적인 색채가 깊은 유적이 있다.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신 혹은 성인을 모시는 신사나 사당이 있다. 신의 수는 수 만에 이른다. 이러니 유일신종교인 기독교가 잘 전파되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렇든 일본은 다양성이 풍부한 나라다. 최근엔 획일적인 교육으로 인해 이 다양성이라는 것이 사회속에서 많이 상실되었지만 그 근본은 다양성위에 놓여져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번째 특성과 관련하여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두번째 원리를 도출하자면 그것은 다양성의 존중이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이후 국민들을 균일화시키는 교육을 해왔다. 개성이란 것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마다 그 추구하는 가치, 좋아하는 맛, 멋..등등 모두 다르다.


- 특징 3 -

세번째 특성은, 이중성이다. 이중성이라하면 나쁜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일본인들의 '겉(다테마에)'와 '속(혼네)'의 이중구조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 일본인들의 이중성에 대해서 외국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한결같이 나쁜 특성이라고 한다. 속을 알 수 없다느니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니 하면서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이중구조야말로 인간의 불완전성과 모순성을 해결하는 뛰어난 장치다. 사람 눈앞에서 거절하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 확실하게 의사는 전달될 지 모르나,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게 되고 칼을 차고 다니는 옛날이라면 금방 목이 달아날 것이다. 혹은 상대를 실망시켜버릴 지 모른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

- 특징 4 -

네번째 특성은 상대적 가치관을 가졌다는 것이다. 절대적 기준을 강요하지 않고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른다는 것이다. 필자의 다른 글 "

노약자석과 우선석의 차이 - 한일간의 의식의 차이를 보다 - "를 참조바랍니다.

- 특징 5 -

다섯번째 특성은 목적이나 효율지향이 아닌 과정 즉 절차지향적이며 보텀업형 사회라는 점이다. 일본은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여전히 고비용구조다. 최근 미국의 영향을 받아 효율을 중시하고는 있기는 하다. 효율성에 관해서는 따로 기회를 봐서 글을 쓰도록 하겠다.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내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연구실에 교수 3명 학생 이십여명이 있다. 그리고 연구실 한 가운데는 커피나 차가 준비되어있다. 이 커피비용을 충당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박사과정부터 석사과정의 학생들이 모두 모였다. 과거의 방식은 마실 때마다 얼마간 돈통에 넣는 것이었다. 이를 개선해보자는 것이었다. 매월 일정금액을 내자는 의견, 기존 방식이 좋다는 의견, 개인적으로 따로 사서 마시는 사람이 있으니 그것은 불가하다는 의견 등등 분분했다. 결론은 기존의 방법을 계속 채용하고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었는데 20여명이 30분이상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만 보면 시간만 낭비하고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최고수준의 국립대학원 학생들의 시간이 무려 600분(20 x 30분)이나 낭비되었다. 그런데 그 점에 대해서 불평하는 사람은 나 하나 뿐이었다. 일본학생들은 대체로 미팅에 만족한 것 같다. 참 묘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학생들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심각하게 문제와 해결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중요한 절차라는 것이다. 이런 절차를 통해 단결하고 하나의 방향으로 나간다. 결과보다 과정, 효율보다는 전체적인 합의를 중시하는 하나의 예다. 일본에서 살다보면 이와 유사한 일들을 자주 경험한다. 입국관리국에서 구청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그렇다. 언뜻 쓸데없이 보이고 생략해도 될 듯한 것들이 너무 많다. 개발 현장(겐바)에서도 마찬가지다. 왜 그렇게 미팅이 많고 미팅의 결과물은 너무나 적은 경우가 많다.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다른 한 예를 들면, 필자가 일본에서 대학진학을 준비하던 20년전의 일이다. 일본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해서 눈썰미와 열심으로 식당 안쪽 주방의 일을 도맡아 하던 때의 일이다. 대형 냉장고는 일주일에 한 번은 정리하고 청소한다. 꼼꼼하게 방법과 순서가 정해져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는 시간을 줄이고도 깨끗이 할 수 있는 방법과 순서를 고안해서 청소를 했다. 제안도 했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좋다는 말을 들었어도 결국 채택되지 않았고 예전대로 해달라는 대압이 돌아왔다. 그 식당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다시 익혀야하므로 쉽지않다는 의미로 들렸다. 방법이 좋고 나쁜 것은 2차적인 문제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모든 사람도 그 방법을 공유함으로써 똑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경험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듯 했다.

이 다섯번째 특성과 관련하여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다섯번째 원리를 도출하바면 그것은, 현장에서 불필요한 듯한 절차나 미팅이 많더라도 불평하기 보다는 우선 그것을 존중하고 필요한 절차, 서류, 자료를 꼬박꼬박 챙기고 미팅이 많더라도 인내하고 그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것을 필요없는 것이니 기억할 필요가 없다거나 메모를 안 한다거나 하면 당신의 평가는 상당히 낮아진다. 그들의 관찰력은 뛰어나며 후각은 다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쓸데 없는 절차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뒤쳐진다. 불만이 맘 속에 쌓이고 팀과 분리되어버린다. 개선을 시도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선은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고 그 팀의 일원이 되어서 익숙해져야 한다. 상당히 익숙해졌을 때 조리있게 그리고 잘 준비해서 제안을 하라. 일본어가 약할 테니 구두로 제안해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 문서화 해서 설득력있게 하라. 그들도 기뻐할 것이고 당신의 평가는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일본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 특징 6 -

여섯째 특성은 그들이 예민한 감지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특히 일본 사람들의 눈은 속일 수 없다. 귀는 속일 수 있다. 일시적으로. 그러나 눈은 절대 못속인다. 세계에서 가장 관찰력이 뛰어나고 감시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나라다. 이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외국인은 거의 없다.

이 여섯번째 특성과 관련하여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여섯번째 원리를 도출해보자. 주의의 눈을 속이려 하지 말 것. 정직하고 성실할 것은 물론이려니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법을 익힐 것. 속도나 아이디어보다 치밀성과 완벽함을 중시할 것.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마지막 일곱번째 특성은 팀웍의 중시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팀웍은 중요하다. 조직속의 일원으로 그 한계를 알고 주어진 분량을 알고 제대로 처리할 것을 요구받는다. 강요하지는 않는다. 얼마든지 상담을 통해서 조정은 가능하다. 고민할 필요는 없다. 조직사회에서 중요한 것이 세가지 있다. 일본회사에 들어가서 신입사원교육을 받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호렌소 즉 보고(호우코구), 연락(렌라쿠), 상담(소우단)다. 혼자서 책임지고 완결되는 일이 아니라면 또 혼자서 책임을 모두 뒤집어쓰고 싶지 않으면 이 세가지는 반드시 지켜야한다. 아파서 지각했다. 곧 바로 연락해서 늦는다고 연락한다. 쉬어야겠다고 연락한다. 문제가 생기고 해결하기엔 업무부담이 클 경우 현장 감독과 다투지 말라. 상담을 요청하고 조리있게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것을 요청하라. 그 요청이 무시될 수도 있다. 그러면 다른 루트를 통해서 상담하라. 그에 대한 불이익은 전혀 없을 것이다. 혼자 끙끙거리면 스트레스는 커지고 일이 싫어진다. 전혀상관없느 반일감정까지 마음 한 구석으로부터 일어난다. 그렇게 까지 자신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업무보고를 미루거나 생략하지 말아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보고를 하라. 당신이 한 일이 잘못돈 방향으로 지나치게 가서 되돌아오기가 힘들어지기 전에 말이다. 그렇게 하면 당신에 대한 평가는 높아진고 당신은 일본에 살기 쉬워진다.


- 이 글은 <아시아의 시대> 블로그 기사의 일부 내용입니다. -

Writed by 2008-05-21 09:53